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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눈뜨기

아마존의 진짜 성장동력

by 남이철이 2022.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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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명실상부한 전자상거래 1인자다.
아마존은 어떻게 1등이 되었는가?

아마존의 주주서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서한은 가치투자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지침서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젠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의 주주서한이 떠오르는 지침서이다.
CNBC의 짐 크레이머는 주주 서한을 보면 아마존의 핵심 전략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 아마존의 주주서한을 분석해보자.
1997 ~ 2017년의 주주서한을 엔비보 12 프로 NVivo 12 Pro와 LIWCLinguistic Inquiry and Word Count라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아마존의 핵심 과제에 대한 많은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1. 아마존은 보통 고객중심이라고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아마존이 세계에서 가장 고객중심 기업이라고 말한다. 그게 맞는지 주주서한에 프로그램 분석으로 '고객'이라는 단어가 사용됐는지 확인해보자.

그 결과 ‘고객’이라는 단어는 실제로 연례 서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였으며, ‘아마존 Amazon’ ‘새로운 new’ ‘비즈니스 business’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연도별로 분석을 해보았을 때, 결과는 조금 다르게 나타났다. 분석한 21개 서한 중 13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고객’이었지만, 2004~2007, 2010, 2011, 2013, 2017년에는 다른 단어가 ‘고객’보다 많이 언급됐다.

예를 들면 2004년 서한에서는 조직 건전성이 더 강조됐다. 2004년 서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5개 단어는 ‘현금cash’ ‘흐름 flows’ ‘수익 earnings’ ‘자본 capital’ ‘잉여 free’로, 재무 관련 내용을 강조했음을 보여준다.
베조스의 재무 관련 언급의 첫 번째 문장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최종적 재무지표 그리고 우리가 가장 증가시키고자 원하는 장기목표는 주당 잉여현금흐름 free cash flow per share입니다.”

 

 

 


그리고 2006년 가장 많이 사용된 다섯 개 단어는 ‘비즈니스’ ‘새로운’ ‘아마존’ ‘성장하다grow’ ‘문화 culture’로, 확장과 성장에 역점을 두었음을 보여준다.
2006년 서한에서 베조스는 이렇게 적었다.
“아마존의 현재 규모에서, 의미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로 성장하게 될 씨앗을 심으려면 규율, 약간의 인내심, 그리고 문화 양성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기존 비즈니스는 뿌리를 잘 내린 어린 나무들입니다. 이들은 성장하고 있으며, 높은 자본 수익률을 내고 있으며, 매우 큰 시장 세그먼트 segment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우리는 새로 시작할 비즈니스에 높은 기준을 설정하게 됩니다. 우리가 주주들의 돈을 새로운 비즈니스에 투자하기 전에, 우리는 이 새로운 기회가 투자자들이 아마존에 투자했을 때 기대했던 자본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을지 우리 스스로가 먼저 납득해야만 합니다. 또한 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우리 회사 전반과 견주어 상당한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리 스스로가 먼저 납득해야 합니다.”

2007, 2010, 2011년 서한의 단어 빈도는 아마존의 킨들Kindle e리더 디바이스, 아마존 웹서비스, 서비스, 제품, 그리고 콘텐츠를 위한 두 가지 측면의 플랫폼 창조로의 전환 등 개발하는 비즈니스 세그먼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7년 가장 많이 사용된 다섯 개 단어는 ‘북 book’ ‘킨들’ ‘독서 reading’ ‘변화 change’ ‘툴 tools’이었다. 2011년 가장 많이 사용된 다섯 개 단어는 ‘아마존’ ‘저자 authors’ ‘얻다 get’ ‘KDP’ ‘출판 publishing’이었으며, 아마존이 e북 생태계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11년 베이조스 서한의 거의 절반이 저자, 외부 판매자, 아마존 네트워크의 기타 회원들로부터의 추천 글로 구성됐다.

베이조스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가장 급진적이고 혁신적인 발명품은 다른 이들이 자신의 꿈을 좇을 수 있도록 창의력을 발휘하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AWS(Amazon Web Services), FBA(Fulfillment by Amazon), KDP(Kindle Direct Publishing)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일입니다. AWS, FBA, KDP를 통해서 우리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대담하게 실험하고 성취할 수 있는 강력한 셀프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고 있으며, 이러한 플랫폼이 없었다면 이는 불가능하거나 비현실적인 일이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혁신적 대규모 플랫폼은 제로섬이 아니라 윈윈 상황에서, 개발자, 기업가, 고객, 저자, 독자들을 위한 상당한 가치를 창출합니다.”

2010년 서한에는 ‘데이터data’ ‘아마존’ ‘서비스 services’ ‘시스템 systems’ ‘기술 technology’이라는 단어가 강조되었으며, 아마존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저 시스템과 아마존의 기술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베이조스는 최첨단과학을 시장성 있는 혁신으로 전환하는 아마존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만약 우리가 기술을 어떤 일종의 R&D 부서 측면으로만 삼았다면, 기술에 대한 우리의 이 모든 노력은 중요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기술은 우리 비즈니스 전반에서 우리의 모든 팀, 프로세스, 의사결정, 혁신 방법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에 깊이 통합돼 있습니다.”

분석 결과는 베이조스가 고객 중심을 우선시한다는 일반적 견해를 대부분 입증하나지만 역량, 경쟁, 공급자, 투자자 등 내부 및 외부 안팎의 여러 요인에 똑같이 중점을 뒀다는 것을 말한다.

 

 

 

2. 지금은 고객중심의 정점이다.


지난 수년동안은 고객이라는 단어 사용 빈도가 규칙적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빈도가 12%로 일정하게 됐다.
빈도가 가장 높을 땐 40%까지 올라갔지만 그렇지 않을 땐 5% 미만이었던 적도 있었다.
2013년부터는 15% 미만을 차지해 왔다.

고객중심의 정점에 선 아마존은 비단 베조스의 특징만은 아니다. 말단 직원까지 아마존 DNA로 가득하다.

글로벌 고객들(현재 미국 외 12개국 진출)에게 아마존의 모든 서비스는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매시간 수없이 쏟아지는 고객의 이용 행태와 주문, 배송 현황 데이터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아마존 특유의 일대일 맞춤형 마케팅 프로그램과 유통의 핵심인 비용과 효율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특성상 고객을 직접 대면하지 않지만 아마존은 충성 고객을 확대하고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데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시킨다.

아마존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를 보면 아마존이 성숙해감에 따라 베조스가 고객 중심에 대한 최적 수준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고객중심의 정점에 선 아마존은 고객 중심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다른 주제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할 수 있게 됐다.

 

 

 

3. 베조스는 직원들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주주서한의 또 다른 주요 핵심단어는 '직원'이다. 전체적으로 ‘직원 employees’에 대한 언급은 48회이며, 이는 ‘고객’과 ‘리테일 retail’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은 횟수다.
베조스의 각 서한의 평균 약 4.2%가 직원에 관한 내용이며, 중간값은 2.4%, 최대값은 2013년 16%였다.

베조스가 언급한 직원에 대한 내용은 주로 아마존 엔지니어링 팀에 관한 내용이다. 아마존이 초기에 엔지니어링 및 경영 부문 인재를 영입하고자 구글 등의 기업들과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했는지에 대한 사실은 브래드 스톤 저서 <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베조스의 직원에 대한 관심 대상은 엔지니어들만이 아니다.  2013년부터 그는 아마존의 블루칼라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해 주주서한에서 ‘직원’에 대한 언급 빈도가 최대치였는데 그때 물류센터 근로자들을 위한 ‘커리어 선택’과 ‘자진 퇴사 지원금’이라는 두 개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커리어 선택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수요가 많은 직무에 한해서 교육비의 95%를 사전 지급한다. 자진 퇴사 장려금 프로그램은 처음 훈련기간 이후 직원이 퇴사할 경우 2000~5000달러를 지급받는다. 그래서 핵심 가치에 맞는 직원들만을 남기고, 그렇지 않은 직원들은 조기에 퇴사시키는 것이다.

두 가지 프로그램 도입 이후 베조스는 2016년을 제외한 매해 주주서한에 물류센터 직원들에 대한 내용을 2~4% 적었다. 2015년 주주서한에서 베이조스는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가 도입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중에는 직원들의 배우자들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휴가 공유’ 프로그램과 출산한 여성 직원들이 회사로 복귀하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산후 복귀’ 프로그램 등이 있다. 같은 해 서한에서 베조스는 물류센터 직원들이 아마존 고위 임원들과 동등한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다고 적었다.

 

 

 


분석 결과는 아마존의 고객 중심 태도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서한에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예를 들어 2013년 주주서한에서 베조스는 이렇게 적었다. “발명하려고 하다 보면 반드시 실패가 따릅니다. 실패는 선택이 아닙니다. 그래서 빨리 실패하고, 결국 성공할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베조스의 서한 중 어느 것에서도 파이어폰 등의 실패 사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베조스가 주장하는 반복과 학습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언급이 없다. 이러한 내용을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아마존이 이 사안들을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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