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회사들은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 ROA, ROC, TSR, EBIT, EBITDA, CAR, EPS 등 단기적인 수치에 목숨을 걸때가 많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그 이유는 이러한 지표들이 얻어내기 쉽고 다루기 쉬우며 오랫동안 많은 이들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대세인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 단기적인 회계 지표와 회계비율을 최적화해도 대부분은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경영저널에서 최근 게재한 논문에서 LIVA(Long term Investor Value Appropriation)이라는 지표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을 소개하겠다.
LIVA는 한 기업이 장기간 유치한 모든 투자들의 순현재가치를 합산한 것이다. 이 분석의 핵심은 증권거래소에서 공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자료를 이용한 것이다. 어떤 기업이 장기적으로 전체 투자가들을 위해 가치를 만드는지나 파괴하고 있는지를 과거 주가 데어터를 이용해 산출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기업 애플을 예로 들어보자. 운좋게 1999년도에 애플 100주를 매수했다고 가정해보자. 모든 배당금을 재투자하고 20년 뒤 주식을 매도했다면 연평균 수익률 27%로 시장 평균인 6%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엄청난 수치가 아닌것이다. 총주주수익률을 기준으로하면 애플은 3175위에 불과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매년 바료하는 '가치 창출 순위' 최신판을 봐도 동일한 결론이 도출된다. 해당 순위는 5년간 총주주수익률을 기반으로 하며 이 순위표에는 애플이 34위이다.
하지만 문제는 총주주수익률이 실질적으로 특정기간 동안 전체 주주들을 장기적 가치 창출을 측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단지 전체 기간 동안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을 위한 수익만을 측정하고 있다.
반면, LIVA는 한 기업의 자본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 1999년에 이 기업 전체를 당시 시가에 매수하고, 배당금 혹은 자사주 매입으로 받을 현금을 계산한 뒤, 20년 후 크게 상승한 시가에 이를 매각할 예정이라면
동일한 금액을 인덱스펀드에 투자했을 때보다 1조 달러 이상 더 이득을 보게 된다.
즉, 이 기간 애플의 LIVA는 1조 달러를 상회했다. 이것이 정말 대단한 성과이고 2위 기업인 아마존보다 57%나 높은 LIVA지표이다.
이 순위는 국가별, 지역별, 산업별로 최고 및 최악의 성과를 나타낸 기업들을 알아보는데 도움이 되도록 만든 세계 LIVA 데이터베이스에서 나왔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초기 시가 총액이 1억 달러 이상이며 최소 5년간의 데이터가
공개된 4만 5000개가 넘는 기업체들의 지난 20년간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LIVA 리스트에서 상위 5개 기업들은 기술관련기업이고 이들은 20년간 모두 합쳐서 2조 6000억달러 이상의 주주 가치를 창출했다. 초과 수익률 리스트에 위치한 상위 기업들도 이정도 가치를 만들진 못했다. 이 기업들은 사실상 초기 시가총액이 평균 3억 3200만 달러로 사실상 사업을 작게 시작했기 때문에 매우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총자산수익률 리스트에 있는 상위 기업들 또한 비교적 작은 기업들이다. 극단적으로 높은 총자산 수익률은 대부분 아주 높은 수익률을 뜻하지 않으며 오히려 대차대조표상 자산이 매우 적음을 나타낸다. 총자산수익률 리스트에서
최고 성과를 낸 기업은 BP Prudhoe 인데 오일 및 가스 특허권에서 얻는 수익을 나눈다. 해당 특허권은 대차대조표에 기업의 경제적 가치로 넣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기업의 경우 표면상으로 높은 성과에 기본적으로 뛰어난 경제적 성과와
그만큼의 회계가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예들을 볼때 장기적 기업 성과를 평가할 때 LIVA를 사용하면 여러 장점을 얻을 수 있다. 총자산수익률과 같은 비율 기반의 성과 지표들과 다르게 LIVA는 초기에 규모가 작은 기업에 편향되지 않고 경제적 성과의 절대량을 계산한다. 회계 기반의 수익률 지표들과는 달리, LIVA는 수익과 성장 모두 평가한다. 그리고 회계학적인 부분에서도 자유롭다.
상위 10개 LIVA 기업들을 본다면 기술이 가치를 가장 많이 창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순익과 매출 모두 LIVA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셈이다.
최악의 성과를 보면 루슨트테크놀로지스, MCI, 타임워너 같은 수많은 기술 관련 기업이 있다. 사실상 하드웨어 및 장비 기술 분야에 속하는 기업의 LIVA를 합하면 마이너스 22조 달러이다. 이보다 더 최악은 통신 서비스분야이다.
최악의 성과를 보면 의외의 기업들이 많다. AT&T인 경우 미국의 대표적인 통신기업이다. 왜 LIVA 지표가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LIVA는 장기간 유치한 모든 투자들의 순현재가치기에 그만큼 장기적인 투자에는 실패한 셈이다. 몸집은 거대한 기업일지는 몰라도 장기적인 투자에는 좋은 기업이 아닌것이다.
기업은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잘하는 사업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VUCA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혼돈의 시대에 살아남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성장성을 뺀 가치 지표는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나도 LIVA 지표를 보면서 애플에 투자할 생각을 잘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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