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레테 웨델스버그 박사는 금융, 제약, 방위 분야 고객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코펜하겐경영대학원에서 경영경제학 박사 학위, 코펜하겐 대학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내 굳은 의지는 어디로 간 걸까요?” 리더 한 사람이 상담 중에 말했습니다.
우리는 그와 그의 회사가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죠. 백신 출시가 임박했다는 속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도요. 표면적으로는 모든 게 좋았습니다. 사업은 번창하고 있었고 그의 회사는 좋은 입지를 다지고 있었죠.
하지만 저 발언이야말로 그가 정말로 염려하는 걸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는 힘과 에너지, 결단력이 사라지는 걸 경험하고 있었거든요. 1차 대유행 때 그는 단호한 지도력과 신속한 결단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의 리더십은 점점 불분명해지고, 더 변덕스러워지며, 독창성은 떨어지고 있었죠.
그의 회사를 한 겹씩 들여다보니 다른 리더와 임원들에게도 같은 감정이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들이 늘어났고, 사람들의 정서적 반응은 더 양극화되고 있었으며, 팀 이탈도 늘어났죠.
많은 분야의 기업이 같은 상황에 처해 있을 겁니다. ‘전염병 피로’ ‘혼탁한 정신’ ‘일과 삶의 경계가 흐려짐’ ‘공허함’ ‘끝없는 기다림’ 등으로 다르게 표현할 뿐이죠. 내담자들은 “2020년이 너무 힘들었고” 이제 지루하고 지긋지긋하다고 말합니다. 호황을 누리는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조차 “감정이 손상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평소 꽤 냉철한 편이었던 내담자 한 사람은 “얼마 전에 아무 이유도 없이 울었다”고 하더군요. 운동 같은 일들을 더 이상 열정적으로 할 수 없어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1차 대유행 때만 해도 가능했던 일이었는데 말이죠. 산 지 얼마 안 된 홈 피트니스 기구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직장에서 가상으로 열리는 친목 시간을 재미있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마치 온 세상이 지친 것 같습니다. 백신이 터널 끝에 한 줄기 빛을 비추고 있긴 하지만 마지막 전력 질주 구간은 길 것이고 직장 생활과 개인의 삶에 생각보다 더 큰 피해를 남길 겁니다.
2차 대유행을 성공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 리더들은 자신과 팀원들의 회복탄력성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회복하는 힘과 능력 말이죠. 여러분은 스트레스를 얼마나 견딜 수 있나요? 실패했을 때 얼마나 빨리 회복하나요?
무엇보다 막바지 과정을 무사히 이끌어갈 정신력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나요?
전 세계가 지쳤을 때 리드하는 법
전투적으로 대응했던 봄과 회복에 대한 헛된 기대를 품었던 여름과 달리 2차 대유행에 대응하는 데는 개인의 회복탄력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합니다. 첫 유행에서 개인의 회복탄력성은 각성이라 불리는 심리적 응급 반응에 의존한 것이었죠. 충격, 위협, 갑작스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경각심이 높아졌고, 아드레날린이나 투지, 공동 대응 같은 피상적인 자원을 동원했습니다. 이런 대응은 감정적이고 보편적이어서 많은 팀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났죠.
그러나 두 번째 대유행에서의 개인 회복탄력성은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건 심리적 체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죠. 심리적 체력은 뿌리 깊은 정서적 패턴에 달려 있습니다. 개인의 욕구와 과거의 이력, 경험으로 형성되죠. 체력이 필요한 건 솔직히 2차 대유행이 전혀 흥미진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지겹고, 고립과 불안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 대유행 때의 일차적 대응과는 달리, 두 번째 대유행에는 팬데믹의 임의성과 우울함, 부담스러움에 맞서 지구력과 인내, 심지어 완강한 저항도 필요합니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려면 일종의 감정 배선을 재배치해야 합니다. 또 팀원들과 동료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호소해야 하죠. 그중 핵심은 다음 해에 닥칠 가장 큰 과제를 식별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적 체력을 기르는 겁니다. 여기엔 세 가지 핵심 단계가 있습니다. 긴급성과 중요성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 편안함과 경계 확립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 자신과 타인의 에너지를 북돋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긴급성과 중요성 이해하기
놀랍게도 모든 조직은 앞으로 닥칠 가장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기를 회피합니다. 위기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이죠.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근시안적이 되고, 긴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긴급한 일을 일단 해결하고 나면 편히 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요즘 상담하고 있는 최고의 팀들 역시 곧 닥칠 과제를 알아보지 못하거나 “그 문제는 코로나가 끝나면 생각할 것”이라며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리더와 팀은 이런 유혹을 뿌리쳐야 합니다. 일과 후 휴식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일과 중의 게으름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군대에서는 실제 전투보다 지루함과 대기 시간이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가한 마음이 주는 도전 과제’라는 연구에서는 방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조용히 그 시간을 보내기보다 차라리 전기 충격을 받는 쪽을 택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하는 쪽보다는 뭐라도 하는 걸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그것이 비생산적이거나 해롭다고 해도 말이죠. 필자가 쓴 책 <배틀 마인드(Battle mind)>에서 나토의 최고급 장교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것보다 행동하고 결정하는 게 더 낫습니다. 행동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게 행동하는 것보다 결과가 더 좋아도 말이죠.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야말로 압박감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전제 조건입니다.”
제가 자문한 적이 있는 한 CEO의 사례가 여러분에게 방법을 제시해줄 겁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사업은 성공적이었지만 그녀는 성공에 안주하는 대신 이렇게 물었죠. “어떻게 하면 이 단기 모멘텀을 장기적 강점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그녀는 간부들에게 미래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해줄 것과 조직 전체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특히 그녀는 지금 바로 취할 수 있는 조치와 수년 안에 장기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조치를 함께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죠.
또 다른 방법은 스스로와 팀에게 자문해보는 것입니다. 백신의 결과로 필연적으로 시작될 광란의 아귀다툼에 완전히 준비가 돼 있는지 말이죠. 기업들은 잃어버린 사업을 회복하고 잃어버린 고객을 되찾고자 한바탕 소란을 떨 겁니다. 많은 경우 이 후유증을 다루는 일이 위기를 다루는 것만큼이나 격렬할 겁니다.
스스로와 팀원들에게 물어보세요. 여러분은 이 위기를 벗어나 회사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있나요? 변화의 창은 닫히고 있을 테니 바로 지금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공감과 경계 사이의 균형
행동에는 동기가 필요합니다. 특히, 공감과 경계 가 모두 필요하죠.
먼저, 공감을 살펴봅시다. 위기를 맞은 지금의 상황은 우울과 외로움, 불안을 불러일으킵니다. 고립돼 일하고, 건강은 염려되고, 일자리는 불안정하죠. 업무는 과도한데 우선순위마저 빠르게 변합니다. 머서가 수행한 글로벌 설문에서 설문 대상 270개 보험사 중 대다수가 정신 건강이 흡연만큼이나 큰 위험 요소라고 응답했습니다.
리더들은 정신 건강을 진지한 문제로 여기고 늦기 전에 개입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팬데믹 이전보다 온기와 위안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뜻이죠. 스프레드시트와 계획들로는 팀원들을 위로할 수 없습니다. 다음 할 일로 넘어가는 대신, 가장 힘든 순간에 머무르며 의혹과 불편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경청할 필요가 있죠.
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잘 모른다”고 말하거나 당신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공유하는 겁니다. 자신의 불안을 표현하는 리더들에게서는 엄청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쌍방향이기 때문이죠. 여러분이 고전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팀원들에게 용기를 내어 말한다면 그들도 그렇게 할 겁니다.
또 다른 방법은 사람들이 충분히 잘하고 있고, 자신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가치가 단지 그들의 행동이나 결과의 함수가 아니라 그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와 관계가 있다는 근원적 감정을 북돋아주는 겁니다. 그러니 동료와 대화할 때 ‘일을 해내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말고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아봐 주세요. 그들 개인의 기여도와 성품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말입니다. 그게 불안과 추측을 줄여줄 겁니다.
하지만 공감은 적절한 경계와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국제경영대학원 교수 아난드 나라시만은 ‘경계’를 “당신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관찰하고 흡수하는 능력이자 안정감을 제공하는 능력”이라고 표현했죠. 안정감은 한계를 정하고, 기대치를 높이며, 적정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는 데서 옵니다. 또한 자기 연민과 우울에서 벗어나 서로가 기운을 내도록 돕는 데서 나오죠.
사실, 지나친 관심과 공감은 사람을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덫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 타인의 도움과 지지가 없다면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현대 긍정심리학의 아버지 마틴 셀리그만 교수가 증명했듯 우리는 통제할 수 없고 빠져나갈 수 없는 스트레스에 직면할 때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합니다. 위험에 대처하려는 노력을 중단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거죠.
그러니 타인이나 스스로를 고양시키는 목적은 그저 응석을 받아주기 위한 게 아닙니다. 그보다는 연대를 이용해서 새로운 활력을 얻도록 하는 것이죠. 복싱 선수에게 물어보세요. 활력은 도발과 분노, 공포, 좌절에서 생겨난다고 알려줄 겁니다. 사람들이 대체로 억누르거나 직장 생활에서 지적으로 처리하려고 하는 그런 감정들 말이죠.
그러니 완전히 감정을 눌러서 피곤함과 따분함을 느끼는 대신, 감정을 고양해 전투 모드로 들어가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죠. 내년에 여러분이 치러야 할 전투를 잘 살펴보세요. 어떻게 남들보다 앞서 나갈 건가요? 어떻게 그다음 단계를 준비할 건가요? 어떻게 자원을 동원해서 동이 트기 전에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을까요?
많은 리더와 대화를 나눠보면 그들은 포기하는 대신 뭐라도 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어쩌면 하루 종일 넷플릭스나 보고 피자를 먹으며 안락하게 이불 속에 머물고 싶을 수도 있죠. 때로 약간의 건설적 부정과 방종을 섞어 그렇게 하는 게 효과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그렇게 하거나 일이 어려워질 때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겠죠.
현재 상황에 공감이 필요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라는 불의에 맞서는, 좀 더 날카롭고 집단적인 저항 역시 필요합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이제 지긋지긋해”라고 말하고 어둠에 맞서 일어나 싸우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와 마찬가지로 리더십의 핵심은 보살핌과 도전, 공감과 적절한 한계 설정,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와 “쉬지 말고 다음 단계로 나가자”고 말하는 것 사이에 올바른 균형을 잡는 겁니다.
매일, 모두에게 활력을
“내 마음 관리가 가장 힘들다는 게 놀랍습니다.” 대형 모자 회사 CEO가 상담이 거의 끝날 무렵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결승선 직전 마지막 직선 코스에 들어선 것과 같습니다. 이제 리더의 가장 큰 과제는 자기 자신은 물론 팀의 에너지를 유지하는 겁니다. 그 코스를 끝내려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으면서도 더이상 이 위기의 절박함에만 의존할 순 없죠. “협력해야 해”라거나 “우린 이걸 이겨낼 거야” 같은 기분 좋은 말로 참는 건 거의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이제 필요한 건 ‘구체적’이고 ‘행동 가능한’ 대화입니다. 협력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이겨낼지 말입니다.
핵심은, 에너지가 흐르게 하고 회의와 상호작용이 뻔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하는 겁니다. 에너지는 고정된 게 아니라 내부에서 만들어지고 흘러야 합니다. 예를 들어, 레고그룹은 핵심 리더십 원칙으로 “매일, 모두에게 활력을 줄 것”이라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은 많이 있죠.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경연 대회를 열거나, 긴 프로젝트를 여러 개의 단거리 경주로 나누고, 의사소통을 합니다. 또 끝없이 이어지는 줌 회의시간은 줄이고, 별 소득 없는 프로젝트는 중단하며, 건설적인 갈등과 솔직한 피드백은 허용해야 하죠. 그걸 어떻게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걸 한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무엇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좌절을 일시적이고, 한정적이며, 바꿀 수 있는 걸로 해석하기 때문이죠.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언젠가 지나갈 거야. 통제할 수 있을 거고, 난 무슨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죠. 이런 생각은 행동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회복탄력성 있는 리더의 사고방식이죠. 쉽게 회복하는 사람은 더 적극적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자신의 행동이 주변 상황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고, 그런 영향을 미치는 것에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죠.
반대로 ‘이건 바뀌지 않아. 없어지지 않는 문제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행동할 여력을 잃게 됩니다. 회복탄력성이 부족한 사람들은 문제를 내재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 나 때문일 거야. 난 쓸모가 없어. 난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 같은 생각을 되새기면서 말이죠. 이런 생각은 그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합니다. 이런 생각이 어떻게 통제 불가능해지고 완전한 자기 파괴에 이르는지 아마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회복탄력성은 혼란을 헤쳐나가는 가장 근원적인 자질입니다. 장애를 극복할 힘과 능력이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은 지속적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대부분에게 그건 일평생의 과업이죠. 회복탄력성이 없다면 우리는 우왕좌왕하거나 맹목적으로 지침을 따르려 할 겁니다. 필요한 능력이 있다는 신념이 없다면 우리는 꼼짝 못한 채 가만히 있거나 통제할 수 없는 힘에 끌려다닐 위험에 처할 겁니다. 스스로의 정신을 관리하고 운명을 책임지겠다고 결심하는 것. 그리고 타인도 그렇게 하도록 돕는 것. 여기에서 여러분은 마지막 전력 질주 구간을 통과할 정신력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계발눈뜨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MBTI별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0) | 2021.03.01 |
---|---|
꾸준히 발전하는 리더의 7가지 특징 (0) | 2021.03.01 |
임팩트를 만드는 혁신 (0) | 2021.02.27 |
피드백에 멍들다 (0) | 2021.02.21 |
에이트 (0) | 2020.10.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