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기업이
놓치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리테일 기업은 매장 직원을 소모성 비용이 아니라
온라인 경쟁사와의 전투를 벌이기 위한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
마셜 피셔, 산티아고 갈리노, 세르게이 네티신
Idea in Brief 문제점 온라인과 경쟁하는 오프라인 리테일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매장인력과 교육비를 줄이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과 대면해 도움을 줄 수 있는 판매직원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경쟁사에는 없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큰 장점이 사라진다.
근본 원인 인건비는 비중이 크고 신속하게 줄일 수 있는 가변비용이다. 높은 이직률 때문에 골치가 아픈 리테일 업체들은 교육 투자를 낭비로 여길 수 있다.
해결책 과거 데이터 분석, 실험 수행, 개인 또는 팀의 교육 및 매출을 추적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매출과 이익을 최적화하는 데 필요한 매장별 직원과 교육 규모를 결정한다. |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이 온라인 쇼핑 시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구식 전략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백화점이 대표 사례다. 지난 10년간 매장당 직원 수가 10% 이상 줄었고 직원당 임금은 4% 감소했다. 급여만 줄어든 게 아니다. 교육훈련 예산도 깎였다. 교육소프트웨어 업체인 액소니파이Axonify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리테일 매장 직원 중 3분의1가량이 공식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사대상 업종 중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직원 감축이나 교육 축소가 긍정적 성과로 이어진 적은 없는데 특히 지금이 더 그렇다. 온라인 업체에 없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 고객이 실제 사람과 얼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다는 가장 큰 강점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리테일 업체 대부분이 매장마다 몇 명의 직원을 배치해서 얼마나 교육해야 적절한지 결정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데 있다. 이 글은 그 방법이 무엇인지를 다룬다. 필자들이 연구한 결과 적절한 방법을 체계적으로 적용하면 기존 매장의 매출이 20%까지 늘어났다. 또 일부 매장의 인력 충원으로 인한 비용은 다른 매장의 인원 감축으로 상쇄되며, 벤더들이 제품 교육 비용을 부담하면 추가 비용을 거의 또는 전혀 들이지 않고도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이로 인해 개선된 총이익은 상당 부분이 수익으로 남는다.
기존 접근방식의 결함
오프라인 리테일 업체들이 인건비를 소모적인 가변 비용으로 간주하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대부분 기업에서 인건비는 비중이 두 번째로 큰 비용으로 매장 파트타임 직원의 근무시간을 줄이면 비용을 손쉽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접근방식은 매출의 원동력이 결국 판매직원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간과한다. 제품에 대해 잘 알려줄 점원이 없어서 고객이 빈손으로 매장을 떠난다면, 리테일 업체가 인건비를 1달러 절감할 때마다 매출과 매출총이익은 몇 달러씩 떨어진다. 직원 수가 적어져 고객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해 다시 인력 삭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 악순환이 계속되면 결국 폐점에 이르게 된다. 2017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7795개 리테일 점포가 문을 닫았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처럼 승산 없는 인력관리 전략은 경영대학원이 가르치는 잘못된 사고방식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숫자로 경영하라고 가르친다. 이런 가르침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경영자들은 정량화하기 쉬운 요소에 치중하고 정량화가 어려운 요소는 간과하게 됐다. 리테일 업체 입장에서 인건비와 교육훈련비는 수치로 명확히 떨어지는 비용이다. 반면 상품을 잘 아는 적정한 수의 판매직원이 매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렵다. 이런 불균형은 착각을 낳는다. 분기 마감 전 마지막 몇 주 동안 인건비를 가령 5% 절감해서 금융기관과 약속한 이익목표를 달성해도 고객서비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반드시 나타난다.
리테일 업체의 직원 배치 시스템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필자들의 경험에 따르면 리테일 업체 대부분이 모든 매장을 동일하게 취급하며 각 매장의 노무예산을 해당 지점 예상매출의 고정비율로 설정한다. 하지만 매장에 인력을 늘릴 때마다 매출은 증가하되 그 증가분은 점점 줄어든다. 직원을 추가로 고용할 때 생기는 매출 증가분이 인건비 상승분을 적절하게 상쇄하려면 어느 정도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지는 매장마다 다르다. 최적의 균형 수준은 최종 노동비용 1달러가 매출총이익 1달러를 창출한다. 리테일 기업의 매장들이 이런 최적 균형 수준에 맞춰 인력을 고용한다면 일부 매장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이 다른 매장보다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을 때 더 유리한 매장은 어디일까? 판매 잠재력(매장 권역의 1회 평균 구매 물품 개수 및 평균 소득)이 크고 경쟁(반경 8km 내 경쟁업체 수, 특히 월마트의 유무)이 심한 매장일수록 유리하다. 인근에 경쟁업체가 있을수록 직원을 늘려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점원의 도움을 기다리다 지친 고객이 경쟁 매장으로 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원 감축과 매출 감소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숫자 경영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올바른’ 숫자로 경영해야 한다. 숙련된 매장직원한테 들어가는 비용뿐만 아니라 그들이 생산하는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
최적화된 인력 수준
개별 매장이 필요로 하는 적절한 인력 수준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다음의 세 단계가 필요하다.
1. 과거 결근 데이터를 활용해 인력 배치 효과를 추정한다.
리테일 업체는 인력 배치가 매출에 끼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직원이 질병, 개인 사유, 퇴직 결심 등으로 결근할 때 발생하는 일을 수치화하면 된다. 예를 들어 30명이 일하는 매장에 27명만 출근했을 때 예상 대비 실제 매출은 어느 정도 발생하는가? 실제 매출과 예상 매출의 차이가 별로 안 난다면, 그 매장은 인력 과잉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제 매출이 예상치를 10% 밑돈다면, 인력을 10% 충원함으로써 매출을 10%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려면 표본이 커야 한다. 필자들은 리테일 업체가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긴 기간의 가장 세분화된 데이터로 1년간의 주간 매출과 급여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광고나 날씨 등 매출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에 대한 데이터도 함께 수집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기법을 사용해 매장 매출을 예측할 수 있는 수요 모델을 만든다. 이때 인력 규모와 기타 요소들이 수요 모델 함수의 변수가 된다. 이어서 해당 모델로 분석한 결과를 사용해 리테일 업체의 매장을 인력 충원 필요, 인력 감축 필요, 인력 적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2. 결과를 검증한다.
첫 번째 단계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노력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그러나 개별 매장마다 결근 비율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실험을 엄격하게 설계해야 한다. 일부 매장은 결근이 많을 수 있고, 결근이 적거나 거의 없는 매장도 있을 수 있다. 시간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특정 요일에 결근이 몰리거나 딱히 규칙적인 패턴이 없을 수 있다. 동일한 매장이더라도 어느 날은 결근율이 1%였다가 다음 날은 10%로 껑충 뛸 수 있다. 따라서 대비되는 두 유형에 속하는 매장들을 표본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선정한 매장의 인력규모 수준을 변경하고 그 결과를 통제집단의 결과와 비교한다. 여기서 통제집단이란 유사한 매장 중 인력규모가 일정하게 유지된 곳을 의미한다. 실험 대상 매장 25곳에서 인력을 10% 늘리고 통제집단에 속한 매장 25 곳에서는 인력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치자. 두 집단에서 매출이 각각 8%, 1% 증가했다면 인력 충원의 순영향이 7%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또 인력 충원 외에도 다른 매출 증가 요인이 있는지도 알 수 있는데, 이 사례의 경우 기타 요인으로 인해 통제집단에서 1%의 매출 증가가 발생했다.
매출 증가분의 수익성 또한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매출 증가로 생긴 이익 증가분에서 인력 충원에 소요된 비용을 차감해서 계산한다.
3. 전체 매장의 인력 규모를 최적화하고 결과를 측정한다.
1단계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2단계에서 실험을 통해 분석 결과를 검증했다면, 이젠 전체 매장에 적용할 차례다. 분석 결과 인력 충원으로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매장에는 직원을 추가 투입하고, 인력이 덜 필요한 매장은 직원 수를 줄인다. 나머지 매장은 현재 인력 수준을 유지한다. 실험 결과의 정확성을 아직 완전히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인력 증·감원의 영향을 평가하여 실제 수익이 창출됐는지 확인한다. 하지만 인사 계획을 새롭게 적용하는 데서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거기에 영향을 끼친 모든 요소들이 시간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리테일 기업은 위의
3단계 프로세스를 가능하면 매년 반복하며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부 매장의 인력 증원이 다른 매장의 감원으로 상쇄될 경우 리테일 업체는 아무런 추가비용 없이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단, 상쇄효과 없는 노동력의 순증가는 이익이 크게 증대되는 경우에만 이뤄져야 한다. 여러 업종에서 인력의 추가 투입이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추가인력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즉각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리테일 업체는 초기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필자들은 8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전문 리테일 기업과의 프로젝트에 이 3단계 접근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계절성, 다양한 마케팅 및 판촉 활동 등 매출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도 함께 고려했다.통계 소프트웨어 스타타Stata를 사용해 수요 모델을 만들었고, 이를 적용해 해당 요소들과 인력 규모를 변수로 하는 함수로 매출을 예측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매장 중 300곳은 인력 충원 필요, 300 곳은 감원 필요, 200곳은 적정한 규모라는 결과를 얻었다.
필자들은 인력 충원이 필요한 매장 중 100곳에서 직원 수를 10% 늘리면 매출이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영진은 잠재력이 큰 매장 16곳에서 실험을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예상대로 매출이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어서 인력 충원으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168개 매장에 직원을 추가 투입하고 182일 동안 시범매장과 504개 통제집단의 일일 매출을 추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시범매장의 매출이 5.1% 증가한 반면, 통제집단 매출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더불어, 시범매장은 영업이익도 6% 가까이 뛰었다.
필자들은 다른 리테일 업체와 진행한 프로젝트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또 다른 리테일 체인의 사례에서는 인건비를 1달러 늘릴 때마다 매장별로 4~28달러에 이르는 추가 매출이 생긴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 이유는 해당 업체의 고객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고객만족 요인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직원을 찾을 수 있는지와 해당 직원이 적절한 제품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였다. 이 글에서 지적하는 요인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한 식료품 리테일 업체의 경우, 고객의 1회 평균 구매 물품 개수가 매장별로 차이가 컸다. 고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맞춰 직원을 적절히 투입하는 매장일수록 고객이 한 번에 구입하는 물품 개수가 많았다.
온·오프라인을 융합해 운영하는 옴니채널 리테일 업체들도 이 글에서 소개하는 최적화 접근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매장 직원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도 촉진한다. 가령, 판매직원들은 고객이 회사의 온라인 계정을 만들도록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옴니채널 리테일 업체는 오프라인 매장의 인력 과잉 또는 부족 여부를 분석할 때 이런 요소들도 측정 지표에 포함시켜야 한다.
판매직원의 제품 지식 강화
인력규모를 최적화하는 작업 외에도 매장이 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또 있다. 직원의 서비스 품질을 챙기는 것이다. 판매직원이 제품에 대해 잘 모르면 없느니만 못하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듯이, 리테일 기업은 직원 교육에 인색한 경향이 있다.
매장 직원은 두 가지 유형의 교육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업무 프로세스 교육으로, 물품 진열이나 반품 접수 등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는 데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제품 지식 교육으로, 고객이 제품 구매를 결정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필자들이 알고 있는 리테일 업체 대부분은 이 두 가지 교육을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직원 교육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리테일 업체는 교육에 투자한 만큼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확신이 없다. 높은 이직률 때문에 골치가 아픈 매장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 글에서는 제품 지식 교육을 중점적으로 논하고자 한다. 물론 리테일 업체들은 업무 프로세스 교육에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필자들의 동료인 제이넵 톤Zeynep Ton MIT 교수를 비롯한 다른 연구자들도 교육훈련이 직원 업무몰입도 상승, 고객만족도 향상, 재무성과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리테일 업체는 제품 지식 교육의 비용과 편익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다음 세 단계를 밟아야 한다.
1. 직원별 매출을 추적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이 판매 증대에 필요한 교육을 원하도록 만든다.
판매수당을 지급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도 있지만, 고정 급여를 받는 직원이라면 판매활동에 관한 정보가 유용한 피드백이 될 수 있다. 일부 리테일 업체, 특히 판매인력이 적은 업체들은 직원들이 팀 단위로 일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개인별 판매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개인이 아닌 팀이 분석 단위가 돼야 한다.
2. 제품 정보의 출처를 파악한다.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면, 브랜드사는 리테일 업체와 한 편이기 때문에 자사 제품에 대한 교육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자사 제품의 특징을 고객에게 정확하게 설명하는 데는 오히려 리테일 업체보다 브랜드사가 더 큰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브랜드 업체가 교육비용을 부담하고, 리테일 업체는 직원들에게 실습훈련 시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3. 교육활동 데이터를 수집해 개별 직원의 매출 데이터와 비교한다.
교육을 많이 받는 직원이 실제 판매실적도 좋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육 투입 시간을 측정할 수도 있지만 직원이 습득한 객관적인 지식을 측정하는 편이 더 좋은 방법이며, 온라인 테스트를 활용할 수도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요소들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판매직원의 경험 수준은 매출과 상관관계가 높다. 또 어떤 시간대에 근무하는지도 중요한데 예컨대 일반적으로 토요일 매출이 수요일 매출보다 크다. 동시간대에 몇 명의 동료와 같이 근무하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필자들은 미국 내 300여 곳의 점포를 보유한 백화점 체인 딜라드Dillard를 대상으로 위의 3단계 프로세스를 진행해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딜라드는 리테일 직원을 위한 온라인 셀프교육 모듈을 제공하는 엑스퍼트보이스ExpertVoice(구 엑스퍼티시티Experticity)와 제휴를 맺었다. 딜라드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제조사 후원으로 진행된 온라인 교육을 통해 직원들은 각 브랜드 제품의 특징들을 공부했다.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방법을 배운 직원들에게는 인센티브 성격의 수당을 지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한 브랜드들은 직원들이 참여한 모듈 수에 따라 자사의 제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했다. 각 모듈은 약 20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직원이 한 개 이상 모듈에 참여했다.
필자들은 2년 동안 직원교육 이력 및 판매 생산성 데이터와 현업 경력를 비롯해 앞서 언급한 중요 요인들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한 후 모델을 만들어 교육의 효과를 평가했다. 직원들이 온라인 모듈을 1개 수강할 때마다 개인 매출실적이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자에 한해서 교육을 진행했기 때문에 모든 직원이 참여하진 않았다. 하지만 교육 수강자의 시간당 평균 매출은 비수강자에 비해 무려 46%나 높았다. 교육에 참여한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직원들보다 이미 시간당 판매 실적이 더 높은 수준이었다. 46%의 차이 중 절반은 여기에서 기인했다. 그러나 교육 전후의 판매율을 비교하면 나머지 절반은 교육의 효과로 볼 수 있다. 판매직원들이 개인시간을 내서 모듈을 수강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온라인 교육 덕분에 발생한 매출총이익 대부분은 순이익으로 남았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 원동력을 살펴보기 위해 우리는 교육에 참여한 8000명 이상의 판매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들은 교육이 유익했던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자신의 판매능력에 더 큰 자신감이 생겼다는 점이고, 둘째는 자신이 아는 일반적인 제품 지식을 동일 카테고리의 다른 제품을 판매할 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교육 효과가 유사한 브랜드의 판매에도 파급된다는 점이 실험 결과로 분명히 나타났다. 예를 들어 스포츠의류 브랜드인 뉴발란스의 제품 교육 덕분에 뉴발란스뿐만 아니라 모든 브랜드의 운동화의 판매가 늘어났다.
필자들은 마지막으로, 모든 직원에게 교육의 효과가 균일하게 나타났는지,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 어떤 직원이 교육의 최대 수혜자였는지 알고 싶었다. 교육을 통해 소위 ‘스타 직원’들이 더 뛰어나게 성장했을까? 아니면 저성과자들이 역량을 개선함으로써 인력 수준 평준화에 도움이 됐을까? 필자들은 교육 실시 전에 직원들을 과거 실적에 따라 4개 집단으로 나눠, 매출 실적이 가장 뛰어난 직원들을 1군, 가장 부진한 직원들을 4군으로 분류했다. 결과 분석에 따르면 1군 직원들은 온라인 모듈을 1개 수강할 때마다 개인 매출 실적이 1.6% 증가했다. 전체 직원 평균인 1.8%와 매우 가깝다. 2군 직원의 매출은 평균의 두 배 이상인 4.2% 증가했다. 그리고 3군 직원의 매출 증가율은 1.4%였다. 그러나 가장 부진한 인력군에게는 교육이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은 고성과 직원에게 도움이 되며, 실적이 양호하고 개선 의지가 강한 직원에게도 매출을 크게 신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이뿐만 아니라 결과를 추적하면 회사 내에 직무 전환이 필요하거나 방출해야 하는 직원이 누군지도 파악할 수 있다.
매장직원들은 최소화해야 하는 비용이 아니라 최대화해야 하는 자산이다. 제품 지식과 업무 프로세스 교육은 이런 접근방식이 반영된 전략의 일부이다. 제이넵 톤 교수는 노동자를 잘 대우함으로써 기업과 개인이 상생할 수 있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쳐 왔다. 갭Gap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직원에게 보다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근무 일정을 제공한 결과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또 직원 처우 문제로 수년간 비난을 받아온 리테일 거대기업 월마트의 CEO도 최근 HBR과의 인터뷰에서 외부의 비판을 받아들여 급여와 복지 수준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교육도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리테일 비즈니스의 몰락은 향후 10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가 최근 진행한 연구에서는 2025년까지 3만 개에서 8만 개의 미국 리테일 매장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폐업하는 체인점도 속출할 것이다. 인력 채용과 배치, 교육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몰락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 글에서 제안하는 접근방식은 복잡하지 않고 거의 즉각적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리테일 기업은 구태의연하고 비효과적인 운영방식을 버려야 한다. 또 매장직원이야말로 고객 비즈니스라는 전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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